
2026년 1월 중순, 치앙마이 프로그램 일주일이 지났다. 일주일 동안 치앙마이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함께 온 동료들을 알아가는 시간이 지나고 공부하는 시간이 시작되었다.
태국은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여러 나라를 관통하는 메콩강 유역을 중심으로 환경과 개발, 인권 문제가 복잡적으로 얽혀있다. 메콩강을 둘러싼 대규모 개발과 그로 인한 환경파괴, 소수민족과 지역공동체의 피해를 국경을 넘어 이어져왔다. 이 문제에 대응해온 시민사회단체와 활동가들 역시 치앙마이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RCSD(Regional Center for Social Science and Sustainable Development)
RCSD(Regional Center for Social Science and Sustainable Development)를 방문했다. RCSD는 치앙마이 대학 내에 위치한 연구-교육기관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의 지역사회, 환경, 개발,, 시민사회를 주제로 다룬다. 1990년대 이후 중국 남부 메콩강 유역을 중심으로 댐건설과 같은 대규모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환경파괴와 소수민족 및 지역 공동체의 피해, 국가 간 이해관계 충돌이 잇따랐다. 이에 대응해 국경을 넘는 시민사회 네트워크와 연대 활동이 있었고, RCSD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개발 중심의 담론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지역 공동체의 관점에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1997년 설립되었다.
RCSD는 환경정의의 관점에서 기후변화, 농업문제, 불평등과 인권문제에 관한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해당 분야의 국제 석서과정을 운영하면서 연구자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또 방문 연구자 프로그램, 펠로우십, 소규모 연구 지원 등을 통해 동남아시아 지역의 연구자와 활동가를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이날 우리를 맞이한 이는 RCSD의 창립자이자 현재까지도 활동을 하고 있는 Chayan Vaddhanaphuti 교수였다. 그는 태국과 동남아지역의 지속가능 개발, 토지 및 공동체 인권 문제를 연구해온 사회과학자로 학문과 현장을 연결해온 인물로 널리 존경받는 인사이다. 이 분의 말 중 인상적이었던 점은 RCSD가 비록 대학내에 있는 연구기관이지만 연구란 결국 “시민사회와 지역공동체와 함께 해야 수행되어야 하며, 그들로부터 배워야하고, 그들과 함께 사회변화에 관한 지식을 축적해가는 과정”이라는 말씀이었다. 연구를 지식 생산에 머무리지 않고, 관계와 b실천의 영역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ChiangMai Breath Council
두번째로 소개받은 곳은 Chiang Mai Breath Council 이다. Breath Council는 치앙마이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스모그 등 대기오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민사회 기반의 협력 네트워크이다.
하나의 조직이라기 보다는 ‘숨 쉴 권리’라는 공통의 목표 아래, 연구자, 시민단체, 공중보건전문가, 언론인, 주민들이 느슨하게 연결된 일종의 공공 논의의 장에 가깝다.
치앙마이 인근 지역에서는 여전히 봄철 화전 농업으로 인한 산불이 자주 발생한다.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스모그까지 겹치면서 건기에는 최악의 대기오염 도시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이 문제는 단순한 환경 이슈를 넘어 건강권과 노동권, 생존권이 맞물린 복합적 위기이다. Breath Council 은 대기오염을 특정 집단의 책임으로 단순화하기보다는 농업 구조와 지역 개발 모델, 정책 결정 과정이라는 구조적 문제로 재정의한다. 농민들은 왜 소각을 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생계의 조건, 도시 주민들이 겪는 일상적인 호흡기 질환, 위성데이터와 대기모니터링 결과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내는 ‘지식의 공동생산’이 이들의 활동 특징이다.
CESD(Center for Ethnic Studies and Development)
세 번째로 소개받은 곳은 치앙마이 대학 사회연구소 내 연구 그룹으로 시작한 민족학 및 개발센터(CESD)이다. CESD는 1995년에 설립된 이후, 태국 사회에서 오랫동안 주변화되어 온 소수민족, 산지 공동체, 국경 지대 주민 삶의 어려움에 주목해왔다.
센터의 특징은 이들을 연구대상이 아니라 지식의 주체로 다뤄왔다는 점이다. 태국 북부와 국경지대에 거주하는 소수민족들은 오랫동안 개발의 수혜자가 아니라 통제와 관리대상이 되어왔다. 그래서 토지권, 시민권, 자원접근권에서 구조적인 불이익을 감내해왔다. 센터는 이러한 현실을 단순히 기술하는데 멈추지 않고,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된 국가권력과 지식체계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대안을 모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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