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을 한지 300일째다. 300일, 우리들에게는 금새 흘러가버리는 300일이지만 파업의 현장에 계시는 분들의 입장에서 300일은 지옥과도 같은 날이었을 것이다.
언젠가부터 ‘파업’은 나쁜 것이 되어버렸다. 언론의 융단폭격으로 시민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아마도 지금 300일째 투쟁하고 있는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자신들이 지금과 같은 처지에 있지 않았다면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 그리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을지도 모른다.
파업은 그런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머리와 몸을 팔아서 생계를 꾸려가는 노동자들에게 ‘파업’은 언젠가 닥칠지 모르는 해고의 두려움, 생계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고, 노동자로서의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수단이다.
그래서 설령 다른 노동자들의 파업이 나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연대의식을 가져야하고, 조금의 불편도 감내해야 하고, 누가 보더라도 억지 주장이 아닌 바에야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어야 한다.
총선에서 패배한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 중 하나인 김근태 의원과 진보 정치의 혁신을 내건 노회찬, 심상정 의원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이야기들이 인터넷 공간을 조금은 숙연하게 만들고 있나 봅니다. 참으로 이상한 인물들도 당선되는 마당에 이들의 낙선은 아무리 냉정하게 생각하려 해도 참으로 안타깝고 힘 빠지는 일입니다.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300일째다. 어느덧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어져가고 있다. 사회적 약자에게 가장 큰 고통은 잊혀지는 것이다.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포기하는 것이다. 그러한 포기가 개인의 포기가 아니라 사회적 포기가 되어버렸을 때 세상은 진보하지 않는다. 막상 우리가 그러한 고통을 당했을 때 우리 또한 잊혀지기 마련이다.
오늘 300일을 맞이하여 이랜드일반노동조합에서는 “이랜드-뉴코아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417 블로그 행동의 날”을 계획했다. 이 캠페인이 이들이 다시 정규직으로 돌아가고 생계를 해결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했듯이 “잊혀지는 것”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외로운 것은 그들의 몸부림이 아무런 관심도 끌지 못한채 멈추어버리는 것이다.
적극적인 도움은 못줄지언정 그들이 잊혀지게 두어서는 안된다. 블로그를 가지고 계신 분들은 오늘 하루만이라도 이랜드와 비정규직에 관한 글들을 포스팅함으로써 최소한의 연대의 끈을 유지하는건 어떨런지.
댓글도 나름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라고 보고 비판이나 비난성 글을 올린다고 해서 그게 문제될게 없다고는 생각하지만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죽어라고 하거나, 지옥에 가라고 하거나 말도 안되는 인신공격성 댓글들은 삭제를 했습니다. (근데 그런 글들 어느 곳에도 블로그나 홈페이지 주소를 남기지 않았고, 글들의 논조가 말투가 참 비슷하죠…..)
이랜드 일반 노동조합 홈페이지 : http://www.elandtu.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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