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을 침략으로 규정한 사가현립 나고야성 박물관
- 사가현의 가라쓰시(唐津市)에 가면 “나고야성터”가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일본의 ‘나고야’ 지역은 아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기는 매우 불편하지만 자가용이 있으면 편하게 갈 수 있다.
- 나고야성터에 들어가기 전, 길 건너편에 ‘현립 나고야성 박물관’이 있으니 먼저 둘러봐도 좋다. 이 박물관은 단순한 유적 전시가 아닌, 일본과 한반도의 오랜 교류의 역사, 나고야 성터와 주변 지역에 관한 여러 정보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임진왜란과 그 후유증을 마주하는 곳이기도 하다.
- 이 박물관은 꼭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왜냐하면 이 박물관이 일본에서는 드물게 임진왜란을 ‘침략’으로 명시하고 있고, 일본의 침략으로 인한 조선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피해에 대해 나름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일본 극우들이 싫어하는 박물관이라고 한다. 관람료는 무료이다.
- 박물관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을 격파한 거북선의 큰 모형을 마주하게 되는 뜻밖의 경험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역으로 침략의 수장,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차를 즐겼다는 황금다실 모형도 볼 수 있다.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한반도를 침략하기 위한 전진기지로 축조한 나고야성
- 박물관을 나와 길 건너편으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나고야성터에 들어갈 수 있다. 나고야성은 1591년 일본 전국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 침략을 앞두고 거대한 군사 기지로 세운 성이다. 이곳에서 바다 건너 한반도를 보면서 침략 구상을 했던 곳, 우리 입장에서는 그리 유쾌한 성은 아니다.
- 성은 불과 5~6개월만에 완성되었다고 하는데, 전국 각지의 다이묘들이 집결했고, 성 주변에는 병사와 상인들까지 약 10만명이 상주했다고 한다.
- 그러나 임진왜란에서 패하고, 히데요시가 죽은 후 성은 해체되었다. 성공하지 못한 침략의 전진기지는 실패를 기억하기 싫다는 듯이 성터를 스스로 부수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남은 것은 돌담과 성터 뿐이다.
- 일종의 나고야성의 중심이자 가장 높은 곳에 천수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흔적만 남아있을 뿐이다. 저 멀리 한반도까지 이어지는 바다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이곳에서 조선 침략을 위한 지휘를 했다고 생각하니 기분은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실패한 역사를 기억하자는 생각으로 그 자리를 둘러봤다.
- 성터에 들어가려면 입장료가 있다.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비싸지는 않았다. 100엔인지,200엔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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