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가 남은 버스정류장

<김영하의 시칠리아 – 오래 준비해온 대답> 앞 부분에 이런 이야기 있다.

김영하는 40대에 학교와 방송을 겸하고 있었다. 직업이 소설가인데. 그는 방송이 끝난 후의 느낌을 이렇게 표현했다.

“손님들이 다녀간 빈자리에 남아 나는 아무도 돌보아 주지 않는 내 내면을 스스로 감당해야 했다. 버스가 왔는데, 와서 모두들 그 버스를 타고 떠나는데, 나만 정류장에 남아 있어야 하는 기분이었다. 나도 저 버스에 타고 떠나야 하는데, 타고 떠나버려야 하는데. 그러나 나는 정류장에 남아 있는 대가로,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 사람이었다.”

굳이 이 문장을 옮긴 것은 지역에서 또는 사람들이 모이게 하는 일을 하다보면 그들이 떠난 후에 아주 미묘한 감정에 휩싸이는데, 소설가답게 그 감정을 버스 정류장에 빚대어 아주 절묘하게 묘사해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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