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성과 공동작업 – 공정무역카페 구글지도

주말에 트위터를 보고 있으니 조국 교수 멘션을 타고 공정무역커피집을 소개하는 글들이 올라오길래 뭔가 봤더니 조국 교수가 어느 한곳을 소개했는데, 팔로워들이 알고 있는 공정무역카페 정보를 서로 주고받고 하는가봅니다.

이런 정보들은 트위터상에서 연기처럼 흘러다니는 것보다는 모아서 공유해놓으면 좋을 것 같아서 제가 알고 있는 몇군데와 초기에 올라온 카페 정보를 검색해서 지도를 만들고, 정보를 직접 입력할 수 있는 구글스프레드시트를 공개해놓았습니다. 하루 저녁에 40여개가 넘는 정보가 쌓였네요. 일명 “전국 공정무역/커뮤니티/마을카페 지도” http://bit.ly/goodcafemap 혹시 알고 계신 곳들이 있다면 http://bit.ly/goodcafe 여기에 입력해놓아주시면 지도에 반영하고, 이 지도를 모든 사람이 자기의 취향과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겠지요.

이런걸 굳이 왜 하냐면… 웹이라는 공간에서는 서로 비슷한 생각, 일을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그 분들을 연결해주는 것이 모든 일의 시작인거 같아요. 그 다음에는 그 연결점들에 화살표가 생겨날 수 있도록 해주거나(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그 연결된 정보/사람 안에서 생겨나는 흐름들 속에서 계속 관심가지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다음 단계를 생각해보는겁니다. 공정무역,커뮤니티,마을,풀뿌리 등의 가치를 카페를 통해서 구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언젠가는 직접 만나게 될테고, 만나게 되면 좀더 넓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일을 함께 도모해볼 수도 있고…(아니면 마는거고요…)

이 때 중요한 것은 그 전체적인 흐름들을 내가 정해놓은 방향으로 끌고 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 그러면 이 흐름에서 벗어나는 정보와 사람들이 생겨날테니까요 – 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 조금 작은 줄기 하나를 별도로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 작은 줄기들이 더 많아져야만 방향성이 흐트러지지 않으면서 다양성이 만들어질 수 있을테니까요…

정보를 모아서 연결하고 공유해놓으면 사람들은 각자의 목적에 맞게 그 정보를 활용합니다. 그러면 혼자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일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내 목적에 맞춰서 정보를 활용한면 한가지 일만 발생하지만 내 목적을 1/N로 두고 내가 좀더 노력해서 정보를 조직화하고 공유해놓으면 N만큼의 일이 발생할테니까요..

아직은 정확하진 않지만, 웹에서의 이런 것들이 현실 공간에서의 운동과도 연관이 된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뭐, 이 지도에 대한 이야기도 좋고, 뒤에 적은 새로운 환경에 맞는 운동의 방식이어도 좋고.. 의견들 주시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link  : 공정무역카페/커뮤니티/마을카페 DB
link : 공정무역카페/커뮤니티/마을카페 구글지도


[싱크탱크 시각] 집단지성은 어떻게 세상을 바꿀까

5월 초의 일이다. 조국 서울대 교수가 트위터(@patriamea)에 짤막한 글을 하나 썼다. “다들 커피 즐기시죠? 공정무역 커피, ‘아름다운 커피’를 강추합니다!” 공정무역 커피란 생산농가에 정당한 대가를 주고 원두를 구매해 만든 커피다. 커피기업들이 지나치게 낮은 단가를 지급해 저개발국 커피농가에서는 어린이들이 학교에도 가지 못한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려는 게 공정무역 커피다.

그런데 예상하지 않았던 반응이 시작됐다. 트위터 사용자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다른 ‘착한 커피전문점’들을 추천하기 시작한 것이다. 내용도 공정무역을 넘어섰고, 지역도 전국으로 확대됐다. 이주노동자와 장애인을 돕는 카페가 소개됐다. 커피 한잔마다 제3세계 어린이의 한끼 식사가 기부되는 카페도 추천됐다. 새터민 청년들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소식도 들어왔다. 30만명이 넘는 팔로어를 거느린 조국 교수 덕에, 트위터는 착한 카페 이야기로 뒤덮였다.

이 광경을 목격한 시민운동가 조양호(@asincho)씨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전국 착한 카페 지도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트위터 메시지는 스쳐 지나가는 정보이지만, 지도로 가공하면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가 된다. 그는 스스로 코디네이터가 되어, 전국 착한 카페 명단(bit.ly/goodcafe)과 지도(bit.ly/goodcafemap)의 기초작업을 하고 공개했다. 명단에는 누구나 접속해 추가하거나 고칠 수 있게 했다.

며칠 만에 전국 58개의 착한 카페 명단이 만들어졌다. 모두 서로 모르는 트위터 이용자들이 추천한 곳이다. 예술가들을 돕는 곳,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돕는 곳, 마을공동체의 중심 역할을 하는 곳 등 다양한 종류의 카페들이 지도에 표시됐다. 소비자도 사용할 수 있는 지도가 지시나 감독 없이 자발성만으로 만들어졌다. 집단지성의 힘이다.

집단지성의 가능성을 느낀 또다른 장면이 있었다. 한겨레경제연구소는 시민단체 ‘더체인지’와 함께 한국 사회 미래 비전을 그리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를 위해 정치·경제·사회 등 분야별로 전문가를 초청해 이야기를 듣고 정리하는 컬로퀴엄을 계속 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작은 실험을 했다. 현장에서는 비공개로 진행하는 이 컬로퀴엄을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것이다. 참가한 전문가의 발언 내용을 내보내 대중이 토론하게 했다.

컬로퀴엄 내용은 사실 어렵다. 그것도 서너 시간이나 이어진다. 그래서 많은 접속이 일어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많게는 1000여건의 접속이 일어났다. 의제에 대한 생산적 의견도 종종 나왔다. 딱딱한 정책토론은 전문가들만의 몫이고, 집단지성은 작동하지 않으리라는 게 일반적 통념이다. 이런 통념에 생채기를 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대선이 열리는 올해, 한국 사회에는 정책토론이 한창이다. 그 정책의 내용이 ‘무엇’인지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다른 어느 때보다도 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소통되느냐가 중요해졌다. ‘어떻게’의 핵심은 지금의 시대정신인 참여와 자발성이다. 밀실에서 만들어져 권위적으로 전달되는 정책과, 대중이 즐겁게 참여해 아래로부터 만들어지고 퍼뜨리는 정책은 같은 내용이라도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것이다. 모여서 떠들며 꾼 꿈이 세상을 바꾼다.

물론 일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착한 카페 지도’는 집단지성의 허브(조국 교수)와 유능한 코디네이터가 있었기 때문에 만들어졌다. 누가 우리 시대 정책지식의 허브와 코디네이터가 될 것인가? _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 트위터 @wonjae_lee

link : 한겨레칼럼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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