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조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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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미묘한 감정을 건드리는 오사카성
임진왜란을 일으킨 주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거주했던 성인지라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오사카에서 꼭 가보는 곳 중의 하나라고 하길래 갔던 곳. 유료로 입장하는 천수각은 들어가지 않고 주변을 산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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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500년 동안 천황이 머무른 교토교소
도시샤대학을 둘러보고 난 후, 1331년부터 1869년 메이지 천황이 도쿄로 천도를 하기 전까지 약 500년 동안 천황의 거주공간이었던 교토교소(京都御所)로 향했다. 이곳은 몇 차례 화재를 거치면서 재건하기를 반복했는데 현재의 건물 대부분은 1855년에 재건되었다고 한다. 입장료는 무료지만 간단한 소지품검사를 하고, 숫자가 적힌 네임택을 걸고 입장할 수 있다. 정해진 방향을 따라 걸으면서 둘러보면 대략 1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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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윤동주와 정지용 시인이 다닌 도시샤대학
셋째 날 아침, 황실의 옛거주지인 교토고쇼(京都御所)를 둘러보기 전, 근처에 있는 도시샤대학(同志社大学)을 찾았다. 도시샤대학은 교토대학 다음 가는 위상을 가지고 있는 대학이다. 대학 내 건물들은 예배당과 클라크기념관 등은 문화재로도 지정되어 있을만큼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곳은 윤동주 시인과 정지용 시인의 시비(詩碑)가 있는 곳으로 한국의 여행객들에게 꽤 많이 알려진 곳이다. 당연히 두 시인이 이 대학을 다녔다.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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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니시키시장의 음식들
교토 카모강 근처, 가와라마치역 근처에 있는 니시키시장은 4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재래시장인데 400미터 가까운 거리에 다양한 음식점, 상점, 반찬가게, 식료품 가게 등이 자리 잡고 있다. 교토가 일본의 수도였을 때 왕실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상점이 모여있는 시장이었다고 한다. 저녁 약속시간까지는 1시간 넘게 남아서 아주 가볍게 선술집 느낌의 집에서 샤케와 맥주를 한 잔씩 했다. 일본 재래시장이 어떤지 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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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교토국립박물관까지
둘째 날 오후 일정은 개인 자유 일정이다. 오전에 ‘기요미즈데라’를 방문 후 점심으로 돈까스를 먹고 팀을 짜서 각자 움직였다. 우리 일행이 선택한 곳은 ‘교토국립박물관’. 박물관까지 가는 길에 만날 수 있는 계획하지 않은 장소도 기대하면서. 가는 길에 만난 강 옆 산책로, 작은 책방, 도심 속 사찰까지, 교토는 거리 전체가 여행객들에게 매력적인 곳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박물관으로 향했다. 교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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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물이 맑은 절 기요미즈데라(청수사, 清水寺)
교토를 방문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절, 교토의 상징과도 같은 관광지, 기요미즈데라를 찾았다. 기요미즈데라까지 가는 길에는 국내 유명 관광지처럼 양 옆으로 먹거리와 기념품 상점들이 즐비했고, 정말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일본 청소년들의 모습도 꽤 자주 보였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경주 불국사로 수학여행이나 답사를 온 느낌이랄까. 위 사진에 보이는 곳이 본당인데, 지붕을 노송나무 껍질을 얇게 만들어서 촘촘히 붙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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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시청에서 지은원(知恩院, chi on in)까지
둘째 날 아침, 교토시청 건물이 오래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꽤 멋진 곳이라고 해서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듣던대로 시청건물은 고풍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옛날과 현대의 조화’를 추구하는 교토시 정책을 반영하고 있는 듯 했다. 이른 시간이어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사진으로라도 남기려고 했는데, 현재는 오른쪽 광장이 공사중이어서 전체 모습을 담아낼 수 없었다.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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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종로 피마골과 같은 카모강 주변의 식당들
첫날 저녁, 교토 시내 중심부를 흐르는 카모강(鴨川) 근처의 식당을 찾았다. 카모강은 그리 큰 강은 아니다. 도림천이나 중랑천 정도의 느낌이랄까. 강둑에는 산책로가 정비되어 있고, 강가를 따라 오래된 가옥들이 자리를 잡고 있고, 그곳에는 밥과 술을 파는 선술집들이 쭈욱 펼쳐져 있어서 야경이 멋진 곳이다. 추운 겨울 날씨라 사람이 없었지만 따뜻한 계절에는 강둑 산책로를 따라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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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에스프레소카페와 아라시야마역
아라시야마에 도착한 후 비가 내리는 바람에 인근 카페를 찾았다. 오래된 일본 전통가옥에서 에스프레소와 빵을 먹을 수 있다는 느낌에 끌려서 무작정 찾아간 곳이다. 기본적으로 웨이팅이 있고, 매장 앞에 대기자순번표를 뽑고 기다리면 된다. 세 팀을 기다리다가 들어간 내부 분위기는 차분했다. 기본적으로 넓은 좌석배치에 정갈한 느낌의 인테리어 때문인지 기분이 괜찮아졌다. 에스프레소 콘파냐 한 잔으로 일본까지 건너온 피로를 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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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아라시야마의 다리 도게쓰교
일본 여행 첫날, 교토 숙소에 짐을 풀어놓고 산책삼아 걸어서 도게쓰교(渡月橋, とげつきょう)까지 갔다. 도게쓰교는 교토의 캇수라강(Katsura River) 위에 있는 다리인데 다리 길이는 155미터, 폭은 12.2미터이다. 도게쓰교라는 이름은 가마쿠라 시대의 왕인 카메야마가 다리 위를 천천히 이동하는 달을 보고 ‘마치 맑은 밤하늘에 달이 다리를 건너는 듯하다’고 한 것에서 유래한다. 처음 다리는 848년에 건조되었다고 하는데 홍수 등으로 유실되었다가 1934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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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하루카로 시작해서 하루카로
일본 간사이 공항에 도착해서 하루카 열차를 탔다. 물론 돌아오는 길에도 하루카를 열차를 탔다. 하루카(Haruka)는 간사이국제공항에서 오사카와 교토 지역을 이어주는 특급열차이다. 사전에 오사카와 교토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이 일행을 따라간다는 생각으로 왔기 때문에 하루카 열차를 미리 예매하고 탄다는게 낯설었다. 하루카는 현장에서 승차권을 직접 사면 약 간사이공항-교토 구간이 3,400엔이 넘지만, 출국 전에 미리 예매를 하면 1,800엔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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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말고 편히 쉬세요
아버지를 고향에 잘 모셨습니다. 아버지는 늘 자식 걱정이 많았습니다. 고향에서 평생 상하수도, 보일러, 집수리 등의 일을 해서 자식들을 가르쳤는데 그 시대의 모든 부모님들이 그렇듯 아버지도 자식들 잘 되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셨습니다. 하지만 서울로 유학 보낸 첫째 아들이 교사발령을 받고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되어 출근길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뜬 이후부터 모든게 좋지 않았습니다. 한시도 아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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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청원모밀
#.어렸을 적 아버지는 광주에 일이 있어 나가면 꼭 충장로에 있는 청원모밀집으로 나를 데려갔다. 따뜻한 온모밀, 지금 기억으로도 정말 맛이 있었다. 아버지는 지난 한 달 남짓 호스피스 병동에 계셨다. 4개월 전, 말기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해도 가망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 이상 병원은 지긋지긋하다며 치료 중단을 선언하셨지만 점점 심해지는 고통과 가눌 수 없는 몸을 어찌할 도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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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를 대여해주는 도서관, Tool Library
미국 포틀랜드의 도시 혁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책을 보면 공구도서관(Tool Library)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국내에도 소개된 바 있고, 실제 공구도서관을 운영하기도 한다. 해외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하여 검색을 통해 미국 버팔로에서 비영리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The Tools Library를 살펴봤다. We provide communities the tools they need to create the change they want.우리는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원하는 변화를 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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줬으면 그만이지
다큐멘터리도 나왔다는데 아직 못보고 책부터 먼저 읽었다. 오래 전, 지리산 운동에 도움주시는 선생님이 계신데 진주에서 한약방 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분이 김장하 선생님이었다. 다큐멘터리 보신 분들 중에서도 눈물을 흘렸다는 분들이 있던데, 책을 읽다보면 울컥하는 지점들이 있다. 슬픈 내용도 아니고 아픈 이야기도 아닌데 그렇다. 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이렇게 살 수도 있구나. 그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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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기억 속 포틀랜드
포틀랜드 경제의 주요 특징이라고 하는 지역경제의 순환구조는 이렇다. 대면 커뮤니케이션 기회가 증가하면 사회적 관계가 확산되고 사회적관계자본이 형성된다. 이는 지역 커뮤니티 형성과 활동을 촉진한다. 결국 지역 내 작은 사업체를 기반으로 한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 이런 지역지향성(Locality)와 함께 장인기술기반(Craftmanship)경제, 자인경제도 특징으로 꼽힌다. 장인경제(Artisan Economy)는 스스로 존재를 기반으로 하는 소비문화, 지역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자연환경, 건강, 사회문제에 배려하며 스스로의 라이프스타일을 실현하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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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메달렌, 축제의 정치 현장
그렇게 말로만 듣던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에 관한 책이 있길래 구입했다. 알메달렌 정치박람회는 서울시 정책박람회 총감독을 하면서도 익히 들었던 모델이지만 행정의 이름을 걸고 진행하는 박람회에는 맞지 않다고 판단하여 그리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 알메달렌을 다시 언급하신 분이 있었고, 그런 모델을 닮은 지리산포럼을 배우러 왔다는 말을 들었다. ‘닮았나? 그럼 한 번 살펴봐야지’ 하고 산 책이다. 알메달렌 정치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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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 계숙 윤 – 자연에 이름 붙이기
‘룰루 밀러’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책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이야기한 ‘캐럴 계숙 윤(Carol Kaesuk Yoon). 이름으로 봐서는 한국계인 것 같아서 궁금하기도 했고, 어느 시기에 활동한 사람인지도 나오지 않아서 찾아봤다. ‘캐럴 계숙 윤’은 코넬대학교에서 생태학 및 진화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독특하게도 그는 1992년부터 뉴욕타임즈에 생물학에 대한 글을 쓰고 있고, 코넬대학교의 ‘John S. Knight Writing Program’에서 글쓰기를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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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지나간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사람이 지나간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 바다, 그 바다의 기록을 항해자들이 남기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실패는 반복되었을 것이다. 이 말은 운동에서 기록하고 아카이브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겉으로 드러난 결과만 이해해서는 얻을 것이 없다.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과정을 기록해놓아야 한다. 그걸 기록할 수 있는 사람은 당사자 뿐이다. 그래서 주기적인 기록과 회고가 필요하다. “바다는 육지완 달라 지나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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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크리스마스 산책클럽 기간 동안 추천받은 책,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어떤 설명 필요없이, 아무런 생각없이, 사전 정보도 없이 읽어 보기를 바란다는 추천의 말을 듣고 골라잡았다. 첫 장, 아… ‘데이비드 스타 조던’, 실존 인물이구나. (2023.1.2, p16) 강박적 수집가들을 상담해온 심리학자 ‘워너 뮌스터버거’가 쓴 <수집 : 다루기 어려운 열정>. 수집 습관은 ‘박탈 혹은 상실 혹은 취약성’이 발생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