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단체 교육콘텐츠에 대한 생각 (2009)

2009년 2월에 썼던 글이다. 특별할게 없는데 미완성이라고 생각했는지 비공개 상태로 블로그에 숨겨져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내가 비영리단체를 위한 교육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들고 유통하고 있다. 늘 새로운 것을 기획하고 싶지만 지난 17년 동안 콘텐츠의 양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새로운 것이 과연 있기는 한 것일까? 17년 전의 글을 보면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의 방향, 계획, 방법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전세계적인 사진 공유 사이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은 “모인 다음에 공유하자”가 아니라 “공유한 다음에 모이자” 전략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이 말은 다른 말로 하면 단지 사용자들이 사진을 자유롭게 올리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 뿐이었다. 만약 플리커가 전문가들의 사진만을 취급했거나 플리커라는 테두리에 사진을 가두어두었거나 편집을 통해 사진을 통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다면 지금과 같은 성공은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투브도 같은 전략이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을 제공하게 되면 그 이후의 서비스 가치들은 사용자들이 만들어낼 것이다. (구글에 매각할 당시, 사용자들이 만들어낸 가치와 콘텐츠에 대한 적절한 보상없이 플랫폼을 제공한 자와 투자를 한 자만이 그에 따른 이득을 챙겼다는 비판은 논외로 하자.) 역시 일단은 공유는 기본 전제 조건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일을 벌이는 것이다. 그로 인해 그 안에는 정치인의 연설이, 방송국의 콘텐츠가, 대학의 지식들이 무한대로 공유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비영리단체들의 전략은 – 하긴 이건 전략이라고 말할 것은 없다. – 일단 어느 정도 모아놓은 다음에 하나씩 하나씩 공유하자가 대부분이다. 불행하게도 공유에 따른 자신의 이득과 손해를 우선 따져본다. 공유에 따라 발생할 문제점들을 나열하기 바쁘다. 우선 공유를 전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콘텐츠, 메시지가 유통될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를 교육콘텐츠에 한해서 이야기를 해보면…

비영리단체들이 진행하는 각종 강좌, 특강, 대담, 심포지엄, 토론회 등의 내용들이 원콘텐츠 자체로 공유된 것을 별로 보지 못했다. 단지 보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불행하게도 그러한 내용을 공유하자가 많은 단체들에게, 기관들에게 제안을 했지만 그리 녹녹치 않았다. (단지 제안이 취지가 좋았을 뿐 좀더 설득력있게 끌어당기는 힘이 없었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기술적 문제를 접어두고서라도 그런 제안을 했을 때 가장 흔히 듣는 이야기는 대략 아래와 같다.

“그걸 공개해서 제공하면 혹시 돈을 주나요?”
“온라인으로 모든걸 공유하면 오프라인 강좌에 사람들이 별로 안올 것 같은데요”
“그걸 누가 보기나 하겠어요”
“그걸 편집해서 업로드할 여력이 없습니다”

이런 대답을 들은 후 “그럼 촬영이나 녹음은 하시는지요?”라고 물어본다.
그러면 대부분은 촬영은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촬영한 것들은 어떻게 하지요?”
“테이프로 보관해놓죠”
“왜 그걸 보관해두죠?”
“나중에 써먹을 곳이 있을 것 같아서요. 뭐, 기록 차원도 있고요”

하지만 대부분 나중에 써먹지 못하고, 캐비넷 속에서 거의 영원히 공유할 기회를 놓친 채 갇혀 있는게 대부분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마인드가 문제인가? 시간이 없어서인가? 아니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편집과 업로드할 방법을 몰라서? 동영상을 저장할 서버가 없어서? . . .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이 없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편집 혹은 인코딩방법을 모르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시대가 아니다. 앞서 플리커와 유투브의 사례에서처럼 정보의 공유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특히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바뀐 지금 온라인상에서의 공유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왜 교육을 하는가?”에 있다. 교육받은 사람들을 모아서 오프라인 조직을 만들 요량인가? 비영리단체에서 교육을 하는 이유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교육이라는 것을 통해 스스로의 성찰과 서로의 소통의 기회를 만들기 위함이다.”, “학교나 방송에서 다루어주지 않는 주제를 다룸으로써 우리 사회의 지적 콘텐츠를 보다 풍성하게 하기 위함이다”… 대략 이 정도가 아닐까? 내가 시민교육의 전문가가 아니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분명 비영리단체에서 진행하는 교육프로그램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분명한 목표가 있을 것이다. 대학도 자신의 지적 자산을 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마당에…

이런 안타까움 때문에 작성하게 된 자료이다. 어느 단체의 실무자와 이야기를 하다가 해당 단체에서 좀더 구체적으로 논의를 진행해볼 것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작성한 문서이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방안은 아래 자료에.

https://drive.google.com/file/d/1XzG3pCMexl8Lp6Rk4vik2E6K9qiuEHlZ/view?usp=sh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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