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건조 대구회를 맛보다


황교익 맛칼럼니스트가 뉴스공장에서 매주 금요일 금요미식회 코너를 진행한다. 그가 몇 주 전에 반건조 대구회를 소개했다. 나는 활어회보다 숙성회를 좋아한다. 해물은 좋아하지만 막 잡은 생선회는 다 그 맛이 그 맛 같아서 별로다. 대구는 수분이 많고 물러서 회로는 맛이 없고 탕으로 끓어야 제맛이라고 알고 있는데 생전 처음 들어본 반건조회라니.

이 대구반건조회 이야기를 동네 친구에게 했더니 마침 누군가가 그걸 먹어보고 싶다고 했단다. 통영에 사는 친구에게 연락해보니 마침 산내에 오는 일정이 있단다. 그리고 그 요리를 자기가 할 수 있다며 준비해오겠단다. 이렇게 모든게 척척 맞을 수가.

그래서 반건조대구회를 두 번 먹었다. 한 번은 통영에서 오신 분이 손질한 대구로, 또 한 번은 이 맛을 동네 형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반건조 대구만 사와서 직접(내가 아니라) 회를 떠서 먹었다. 맛은 나에게는 정말 딱 맞는, 아주 마음에 드는 맛이었다. 약간의 단맛도 있으면서 퍽퍽하지 않고, 고소함이 있는데 뒷맛은 홍어를 삭힐 때 나는 향도 살짝 느껴졌다. 대구는 12월과 2월 사이에 제일 맛이 좋다고 하는데 시기도 딱 좋았다.

알아보니 대구 산지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렇게 3일에서 일주일 정도 말린 반건조 대구회를 즐겨했다고 한다. 회를 뜨고 남은 부위로 끓인 반건조대구탕도 생대구탕에 견줄만큼 괜찮았다. 그러고보니 너무 칭찬 일색이네. 왜냐면 최근 들어 가장 기억에 남는 맛이 될 듯 해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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