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갈(OGAL) 프로젝트 : 일본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

서울경제에서 <로컬이 다시, 꿈 꾸는 나라> 이름으로 일본의 로컬 탐방 기사를 연재하고 있다. 기사만으로는 부족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아서 관련 내용을 추가 정리한다.
10분 생활권 만드니… 10년 잠든 땅 깨어났다. (서울경제. 26-07-15)
“생활을 한 곳에 모았다” … 젊은층 모이는 소도시의 육하원칙 (서울경제. 26-07-16)
도서관은 사서, 상가는 상인… 실제로 쓸 사람들 설계부터 참여 (서울경제. 26-07-16)

기사에서 언급하고 있는 사례는 일본 이와테현 시와정(紫波町)에 있는 오갈 플라자(Ogal Plaza)이다. 한국에서도 탐방 기사를 쓸 정도로 이 지역은 일본의 민관협력(PPP·Public-Private Partnership)의 성공적인 사례로 꼭히는 프로젝트이다.

OGAL(オガール)은 이와테 방언으로 ‘성장하다’는 의미의 おがる(Ogaru)와 프랑스어로 역(Station)인 Gare를 합친 조어이다. “역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마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98년 JR시와중앙역이 생기면서 시와정은 옆 앞에 큰 땅을 매입했다. 원래는 대규모 공공사설을 만들 계획이었지만 인구 감소, 재정 악화, 투자 부족으로 인해 8년 동안 빈 공터로 둔 상태였다. 그나마 겨울철 제설작업 후에 눈을 쌓아두던 공터 정도로 역할을 하던 곳이었다.

오갈 플라자 (출처 : 오갈 홈페이지)

오갈(OGAL) 플라자란?

오갈플라자는 2012년 6월에 오픈한 약 140m 길이에 달하는 친환경 목조 2층 건물의 이름이다. 오갈플라자 안에는 주민들의 일상에 필요한 공공 기능과 상업 기능이 결합해 있다.

동쪽에 있는 시와정 정보교류관은 공공 시설이다. 주민들이 요구했떤 도서관, 다양한 문화 활동과 콘서트가 가능한 스튜디오, 주민 편의를 위한 육아지원센터가 입점해 있다. 서쪽의 민간 상업 시설에는 지역 농산물 직판장인 ‘시와 마르쉐’, 로컬 식재료를 사용하는 카페와 이자카야, 소아과와 치과, 안과 등 병원과 약국, 학원 등이 입점해 있다.

오갈플라자 중앙에는 잔디광장이 펼쳐져 있어 주말에는 플리마켓, 맥주 축제, 푸드 페스티벌 등이 열린다. 원래 인근 모리오카시의 베드타운이었던 시와정 주민들을 주말에도 머무르게 하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

차별화된 도시재생 방식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꽤 많은 지자체 건물이 세금만 축내고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오갈플라자가 성공한 이유는 ‘민간이 운영하고, 관은 돕는’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2007년 시와정은 ‘공공이 모든걸 다 만들려고 하지 말자’는 결론을 내리고 공공은 필요한 시설만 확보하고, 나머지는 민간이 투자하게 해서 서로의 이익을 공유하자는 방식을 채택했다.

일반적인 공공 개발은 행정이 먼저 건물의 용도와 운영방식을 결정한 뒤 민간에 맡긴다. 하지만 오갈 플라자는 반대로 했다. 먼저 특수목적법인(SPC)인 ‘오갈시와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민간 전문가가 주도하여 상인들과 사서, 주민 등 실제 공간을 사용할 사람들을 설계 단계부터 참여시켰다.

오갈 플라자는 세금으로만 지은 건물이 아니다. 특수목적법인인 오갈시와 주식회사가 사업 계획을 세우고, 이 사업의 타당성을 보고 은행이 돈을 빌려주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도입했다. 그리고 기업이 건물을 먼저 기획-설계-건설한 뒤에 시와정에서 도서관과 육아지원센터 같은 공공시설 부문만 다시 매입 또는 임대하는 방식을 취했다. 덕분에 행정은 초기 건축 비용을 줄일 수 있었고, 민간은 도서관과 같은 안정적인 앵커 테넌트(Anchor Tneant)를 확보해 상가를 활성화했다. (앵커 테넌트는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핵심 점포, 분수 효과를 내는 대표 매장을 뜻하는 말이다)

시와 마르쉐 (사진출처 : 오갈 홈페이지)

지역 농민들이 당일 수확한 신선한 농산물을 직접 가져와 가격을 매겨 판매하는 농산물 직판장 시와 마르쉐도 오갈 플라자의 핵심 공간이다. “All Shiha”라는 모토 아래 이 매장은 시와의 농산물, 축산물, 가공품을 중심으로 한 신선한 식품을 제공한다. 결국 유통 마진을 줄여 주민들은 싸게 사고, 농가는 높은 소득을 올리게 한다.

프로젝트의 확장 : 오갈 에어리어로의 진화

오갈 플라자의 성공은 단일 건물로 끝나지 않고 주변 지역 전체를 바꾸는 마중물이 되었다. 오갈 플라자 주변으로 오갈 베이스, 에너지 스테이션, 오갈타운과 같은 시설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생활 도시를 이루고 있다.

  • 오갈 베이스 : 배구 전용 코트를 갖춘 체육관과 비즈니스 호텔, 편의점 등이 결합한 민간 복합시설이다. 이곳에는 일본 국가대표팀이나 프로팀들이 매년 전지훈련을 와서 장기 체류하며 소비를 일으킨다.
  • 에너지 스테이션 : 지역의 목질 치프(나무 부스러기)를 연료로 사용하여 오갈 플라자, 시와정 청사, 주변 주택가에 냉난방과 온수를 공급하는 친환경 순환 시스템을 운영한다.
  • 오갈 타운 : 지역 목재를 사용하고 높은 단열성을 확보한 ‘시와형 에코하우스’ 주택지 56구획을 분양했는데, 젊은층이 대거 유입되어 완판되었다.

시와정의 오갈 플라자 사례는 행정은 민간이 돈을 벌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고, 민간은 비즈니스를 통해 주민의 삶을 만족시키면서 정부 보조금 없이도 지속 가능한 지역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모범 사례로 꼽힌다. 서울시의 도시재생 연구보고서에도 오갈 플라자를 민간복합시설의 대표적인 사례로 분석하며, 사업 구조와 재무성과, SPC설립방식 공공시설 위탁 운영방식 등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오갈 프로젝트라고 더 많이 불리우는 이 사례는 방치된 역세권을 지역 중심지로 만들었다는 점, 매년 지자체와 전문가들이 방문하는 전국적인 시찰의 명소가 된 점, 지역 농산물 판매가 확대되고, 젊은 층의 가족 유입이 늘어났다는 점, 연간 약 100만명 규모의 방문객 유치라는 성공사례로 주로 소개된다.

이러한 성공 뿐만 아니라 이 프로젝트를 주목하는 이유는 건물보다 운영을 먼저 설계했고, 세입자를 확보한 뒤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친 후에 건설했다는 점, 도서관을 중심으로 사람의 흐름을 만들었다는 점에 있다. 그래서 이 사례는 단순히 건축 프로젝트가 아니라 공공 부동산을 어떻게 지역의 지속가능한 경제, 문화 생태계로 바꿀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로 꾸준히 참고되고 있는 사례이다.



참고
오갈 홈페이지
메구로구 의회 시설 갱신·DX등 조사 특별 위원회 시찰 보고서
이와테현 시나미마치 「오걸 프로젝트」를 행정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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