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 책 읽다가, 울컥하겠다

    마음 속 깊이 여운이 남는 글을 많이 쓰셨네. 글 하나를 읽고 나면 다음 글이 궁금해져서 책을 덮기 어렵다. 음식 이야기인 것 같지만 하나 같이 사람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는 글 투성이다. 밥 먹다가, 울컥.책 읽다가, 울컥하겠다. 짤린 부분은 ‘요리사는 기다리는 직업이고’로 시작한다.삼한사온이라는 말이 요리사에게도 위안이 되는 줄은 몰랐다.요리사는 아니지만 나도 가끔 비슷한 생각을 한다.이…

  • 밝은 밤, 햇빛에 잘 마른 마음

    최은영 작가의 장편소설 ‘밝은밤’을 읽기 시작했다. 초반부에 화자의 현재 상태를 담담하게 이야기하는데 마음에 대해 이렇게 묘사하고 상상할 수 있다니 역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든 꺼내서 따뜻한 햇빛에 잘 말려서 다시 넣어두는 마음이라니, 그런 마음이라면 우울할 사람도 자살할 사람도 없을 것만 같다.

  • 마을만들기 환상

    지역이 인구감소로 쇠퇴하게 되었고 그 해결을 위해 재생시킨다는 사고방식 자체가 대단한 환상이다…. 또한 지역 인구감소는 쇠퇴 원인이 아니라 그 결과이다. _ p.36 지역에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 새로이 생기지 않았고, 일시적으로 3년 정도 이주, 정주 보조금 등 한시적 수입을 받고 지역부흥협력대로 지역에 간 인구가 수 명, 수십 명 증가한들 구조적으로 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인구론에…

  • 츠타야의 비전과 가치관을 전하는 책

    츠타야 서점을 가보고 나서야 이 책을 읽는다.서점 이야기겠지 싶었는데 그게 아니구나. 이 책은 츠타야 창업자가 CCC그룹(츠타야 운영기업)의 비전과 가치관을 전하기 위해 개설한 블로그에 10년 동안 쓴 글 중 일부분이다. 비즈니스 이야기이고, 조직 이야기이고, 기획 이야기다.특히 기획에 대한 괜찮은 ‘관점’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롭다. 2023년 7월, 일본 시즈오카 여행을 가는 길에 도쿄에 이틀 머물렀다.그때 간 곳이…

  • 시시콜콜 시골잡지 월간 옥이네와 지리산포럼

    2023년 지리산포럼이 끝난지 2주가 지난 시점에 옥천에서 온 귀한 잡지 한 권이 내 손에 들어왔다. 시시콜콜 시골잡지를 표방하는 <월간옥이네>. 처음 <월간 옥이네>에서 9월호 특집으로 지리산포럼을 다루고 싶다고 했을 때 커버스토리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한 일이다. 그런데 잡지 전체에 지리산포럼의 모든 프로그램 기록과 참가자들의 인터뷰, 운영자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그 분량이 200페이지에 달했다. 박누리 편집장에게 감사의…

  • 작은 집을 짓다

    O선배는 경량목구조주택을 배우기 위해 학원을 다니고 있다. 나는 페이스북과 웹서핑, 유튜브를 통해 접하는 집과 건축, 공간, 정원에 관한 여러 정보들을 모으고 있다. 스스로 짓는 집이 3년 후에 올라길지, 5년 후에 올라갈지 모른다. 그래도 집짓는 이야기, 공간을 디자인하고 정원을 가꾸는 이야기는 아주 꾸준히 흥미롭다. 저자는 서울에서 노무사로 일하다가 비영리단체를 만들어서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일을 한다. 그 와중에…

  •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나는 전형적인 문과생이다. 과학을 제대로 이해할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도 않았고, 흥미롭지도 않았다. 그런데 용산역에서 기차 시간이 남아 잠시 서점에 들렀다가 이 책을 고민없이 샀다. 1/3쯤 읽다가 내가 이 책을 왜 샀을까 생각한다. 유시민은 인문학이 ‘나는 누구인가?’를 탐구한다면, 과학은 ‘나는 무엇인가?’를 탐구한다고 구분했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꽤…

  • 작은 비영리단체를 위한 핸드북 4종

    작은 (매우 작은) 비영리를 위한 사무총장 핸드북 An Executive Director’s Handbook for Small (and Very Small) Nonprofits 변화는 절대 한 번의 큰 변화로 나타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작은 변화가 모여 큰 변화가 만들어진다. 마찬가지로 소규모 비영리 단체들이 일으키는 변화만이 사회의 큰 변화로 이어진다. 저자가 지금까지 주로 소규모 비영리단체와 그 리더를 위한 책을 써 왔던 이유이다.…

  • 작물보다 귀한 유산이 어디 있겠는가?

    이 책은 식물유전육종학자 한상기 선생님의 자서전 성격의 책이다. 저자는 대학에서 농업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는 국내 최초로 잡초학을 연구했다. 그러다가 71년 아프리카로 갔다. 당시 나이지리아의 주요 식용작물인 카사바가 병이 들어 사람들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임무를 부여받고 나이지리아의 국제열대농학연구소에 간 저자는 이후 카사바, 얌, 고구마 등 아프리카 사람들의 주요 식용작물의 품종을 개량하여 병을 없애고 수확량을…

  • 돈 버는 로컬 – 인구 4,000명 마을의 진화

    DMO는 Destination Management/Marketing Organization의 약자로 관광을 매개로 지역 활성화를 지원하는 조직을 말한다. 이 책은 일본 후쿠오카에 있는 미나미오구니마치라는 인구 4,000명밖에 안되는 작은 시골마을이 어떻게 모두가 돈버는 마을이 될 수 있었는지에 관한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모두라고 하는 말은 마을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이 특정 그룹에게만 집중된 것이 아니라 마을 전체로 고르게 분배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말이다. 온천으로 유명하지만…

  • 당신에겐 어떤 커뮤니티 자본이 있는가? – 커뮤니티자본론

    <커뮤니티 자본론>에 대한 추천사 요청을 받았다. 이 책은 ‘브래드 펠드’와 ‘이언 해서웨이’가 함께 쓴 <스타트업 커뮤니티 웨이>와 맥이 닿아있는 한국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Daum에 있다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을 역임한 전정환씨가 쓴 책이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0220636 이 책을 읽으면서 자주 떠오른 말은 ‘호혜적 관계망’이다. 신뢰에 기반한 호혜적 관계망이 지역의 변화를 만드는 밑거름이라는 풀뿌리 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말이 ‘커뮤니티…

  • 원예생태학 교수, 제임스 히치모(James Hitchmough)

    쉐필드대학 조경학과 원예생태학 명예교수, 제임스 히치모(James Hitchmough). 목수책방에서 나온 책 <찍박골정원>에서 알게된 사람이다. <찍박골정원> 김정희씨는 제임스 히치모의 <소잉뷰티 Sowing Beauty>라는 책을 언급하는데, 이 책에서 흩어심기 방법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흩어심기? 이 궁금증이 제임시 히치모를 찾아보게 했다. 제임스 히치모의 전문 분야는 초본 식물의 생태, 디자인 및 관리이다. 1983년부터 88년까지는 호주의 멜버른대학에서 원예강사를 했고, 93년에는 선임 강사를…

  • 1956년에 문을 연 속초 동아서점

    속초에 가면 동아서점이 있다. 1956년에 처음 열었으니 속초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이다. 3대째 이어져 내려오는 지역 서점으로 규모가 큰 편이다. 일반 책들도 있지만 로컬 관련 책들과 독립출판물 등도 많이 있다. 지역에 이런 서점이 하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 내 손으로, 치앙마이

    ‘일러스트레이터 이다의 카메라 없는 핸드메이드 여행일기’라는 부제를 단 책, <내 손으로, 치앙마이>를 선물받았다. ‘이다’는 처음 들어본 작가인데 주변 사람들은 다들 알고 있었다. (꽤 유명한 작가군) 치앙마이, 5년 전부터 내년 초에는 치앙마이에 한 달 동안 일하러 간다고 무작장 이야기하고 다녔다. 왜 치앙마이냐고 하면 그냥 주어들은 이야기로 물가 싸고, 음식 맛있고, 카페 많고, 노마드들의 천국이라며? 처음엔 혼자…

  • 한 장이면 될 책 한 권, 스마트 브레비티

    책의 내용을 세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글은 간단하고, 명료하고, 직접적으로 쓰라! 사람들은 집중하지 않는다. 간결은 자신감이다. 장황은 두려움이다. ‘디지털 시대의 글쓰기 바이블’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책.같은 말을 반복하니 머리에는 콕 박힌다.한 장이면 될 이야기를 한 권으로 길게 쓴 책, 스마트 브레비티

  • 사랑의 이해 利害,理解

    은행에서 일하면 돈맛을 모를 수가 없다. 얼마나 맵고 짠지, 또 달달하고 상큼한지. 창구에 앉아 있으면 있는 사람과없는 사람, 맡기러 온 사람과 꾸러 온 사람이 한 눈에 꿰뚫려 보였다. 행복에는 늘 거짓이 그림자처럼 드리우기 마련인 듯했다. 아니, 어쩌면 거짓은 조명일지도 몰랐다. 행복이라는 마네킹을 비추는 밝고 좁은 조명. 세심하게 맞추고 가벼운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우는 이 별것도 아닌…

  • 망원동 브라더스와 불편한 편의점

    올해 들어 소설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주로 중단편 소설만을 골라 읽었던 20대, 아주 긴 역사소설이나 판타지 소설만을 읽었던 30대를 보낸 후 지난 10년 동안 소설책은 쉽게 손에 잡히지 않았다. 대신 손에는 일과 관련된 책들만 들려 있었다. 다시 소설책을 꺼내든 것은 얽힌 생각을 풀어내는데 소설책만큼 좋은게 없어서이다. 소설은 정보와 지식이 아닌 이야기다. 이야기는 굳이 기억하거나 적용하려고…

  • 줬으면 그만이지

    다큐멘터리도 나왔다는데 아직 못보고 책부터 먼저 읽었다. 오래 전, 지리산 운동에 도움주시는 선생님이 계신데 진주에서 한약방 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분이 김장하 선생님이었다. 다큐멘터리 보신 분들 중에서도 눈물을 흘렸다는 분들이 있던데, 책을 읽다보면 울컥하는 지점들이 있다. 슬픈 내용도 아니고 아픈 이야기도 아닌데 그렇다. 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이렇게 살 수도 있구나. 그분의…

  • 다시, 기억 속 포틀랜드

    포틀랜드 경제의 주요 특징이라고 하는 지역경제의 순환구조는 이렇다. 대면 커뮤니케이션 기회가 증가하면 사회적 관계가 확산되고 사회적관계자본이 형성된다. 이는 지역 커뮤니티 형성과 활동을 촉진한다. 결국 지역 내 작은 사업체를 기반으로 한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 이런 지역지향성(Locality)와 함께 장인기술기반(Craftmanship)경제, 자인경제도 특징으로 꼽힌다. 장인경제(Artisan Economy)는 스스로 존재를 기반으로 하는 소비문화, 지역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자연환경, 건강, 사회문제에 배려하며 스스로의 라이프스타일을 실현하고자…

  •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 현장

    그렇게 말로만 듣던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에 관한 책이 있길래 구입했다. 알메달렌 정치박람회는 서울시 정책박람회 총감독을 하면서도 익히 들었던 모델이지만 행정의 이름을 걸고 진행하는 박람회에는 맞지 않다고 판단하여 그리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 알메달렌을 다시 언급하신 분이 있었고, 그런 모델을 닮은 지리산포럼을 배우러 왔다는 말을 들었다. ‘닮았나? 그럼 한 번 살펴봐야지’ 하고 산 책이다. 알메달렌 정치박람회…

  • 캐럴 계숙 윤 – 자연에 이름 붙이기

    ‘룰루 밀러’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책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이야기한 ‘캐럴 계숙 윤(Carol Kaesuk Yoon). 이름으로 봐서는 한국계인 것 같아서 궁금하기도 했고, 어느 시기에 활동한 사람인지도 나오지 않아서 찾아봤다. ‘캐럴 계숙 윤’은 코넬대학교에서 생태학 및 진화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독특하게도 그는 1992년부터 뉴욕타임즈에 생물학에 대한 글을 쓰고 있고, 코넬대학교의 ‘John S. Knight Writing Program’에서 글쓰기를 가르친다.…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크리스마스 산책클럽 기간 동안 추천받은 책,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어떤 설명 필요없이, 아무런 생각없이, 사전 정보도 없이 읽어 보기를 바란다는 추천의 말을 듣고 골라잡았다. 첫 장, 아… ‘데이비드 스타 조던’, 실존 인물이구나. (2023.1.2, p16) 강박적 수집가들을 상담해온 심리학자 ‘워너 뮌스터버거’가 쓴 <수집 : 다루기 어려운 열정>. 수집 습관은 ‘박탈 혹은 상실 혹은 취약성’이 발생한…

  • 마을만들기 환상 & 로컬의 발견

    … 전후부터 일관되게 국가의 막대한 재원을 투입했음에도 왜 지역은 더욱 쇠퇴하는가. 지역을 변화시키겠다며 막대한 사업비를 따낸 사람들은 많은데 왜 예상했던 결과는 나오지 않는가. 그건 바로 많은 사람이 ‘마을 만들기 환상’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마을 만들기 환상은 모든 사람이 현실과 다른 것을 상식이라고 믿고 무작정 고유해버리는 것이다. 그러한 환상 때문에 지역 쇠퇴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지역재생사업은…

  • 앞으로 100년 : 메모

    인류의 미래를 위한 100장의 지도라는 부제를 단 [앞으로 100년] 책. 서문에 우리가 흔히 보는 왜곡된 지도인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만든 지도와 골 페터스 도법으로 만든 지도를 비교한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이미지는 편견을 만들어내고 그 편견이 오래 지속되면 사람들은 그것이 편견인줄 조차 모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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