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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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가 노래하는 곳 Where the Crawdads Sing
2018년 미국에서 Where the Crawdads Sing 제목으로 발간된 소설이 원작이다. 습지소녀로 불리우는 주인공 카야는 습지에 사는 동식물의 특징과 행동을 관찰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면서 홀로 살아간다. 어쩔 수 없이 혼자 살아갈 수밖에 없는 그녀의 인생은 살인 사건과 얽히게 되고 법정에 서게 된다. 그리고 영화는 그녀의 과거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빠의 폭력, 도망간 엄마와 형제들, 홀로 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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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해 利害,理解
은행에서 일하면 돈맛을 모를 수가 없다. 얼마나 맵고 짠지, 또 달달하고 상큼한지. 창구에 앉아 있으면 있는 사람과없는 사람, 맡기러 온 사람과 꾸러 온 사람이 한 눈에 꿰뚫려 보였다. 행복에는 늘 거짓이 그림자처럼 드리우기 마련인 듯했다. 아니, 어쩌면 거짓은 조명일지도 몰랐다. 행복이라는 마네킹을 비추는 밝고 좁은 조명. 세심하게 맞추고 가벼운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우는 이 별것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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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브라더스와 불편한 편의점
올해 들어 소설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주로 중단편 소설만을 골라 읽었던 20대, 아주 긴 역사소설이나 판타지 소설만을 읽었던 30대를 보낸 후 지난 10년 동안 소설책은 쉽게 손에 잡히지 않았다. 대신 손에는 일과 관련된 책들만 들려 있었다. 다시 소설책을 꺼내든 것은 얽힌 생각을 풀어내는데 소설책만큼 좋은게 없어서이다. 소설은 정보와 지식이 아닌 이야기다. 이야기는 굳이 기억하거나 적용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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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말고 편히 쉬세요
아버지를 고향에 잘 모셨습니다. 아버지는 늘 자식 걱정이 많았습니다. 고향에서 평생 상하수도, 보일러, 집수리 등의 일을 해서 자식들을 가르쳤는데 그 시대의 모든 부모님들이 그렇듯 아버지도 자식들 잘 되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셨습니다. 하지만 서울로 유학 보낸 첫째 아들이 교사발령을 받고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되어 출근길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뜬 이후부터 모든게 좋지 않았습니다. 한시도 아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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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청원모밀
#.어렸을 적 아버지는 광주에 일이 있어 나가면 꼭 충장로에 있는 청원모밀집으로 나를 데려갔다. 따뜻한 온모밀, 지금 기억으로도 정말 맛이 있었다. 아버지는 지난 한 달 남짓 호스피스 병동에 계셨다. 4개월 전, 말기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해도 가망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 이상 병원은 지긋지긋하다며 치료 중단을 선언하셨지만 점점 심해지는 고통과 가눌 수 없는 몸을 어찌할 도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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줬으면 그만이지
다큐멘터리도 나왔다는데 아직 못보고 책부터 먼저 읽었다. 오래 전, 지리산 운동에 도움주시는 선생님이 계신데 진주에서 한약방 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분이 김장하 선생님이었다. 다큐멘터리 보신 분들 중에서도 눈물을 흘렸다는 분들이 있던데, 책을 읽다보면 울컥하는 지점들이 있다. 슬픈 내용도 아니고 아픈 이야기도 아닌데 그렇다. 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이렇게 살 수도 있구나. 그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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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기억 속 포틀랜드
포틀랜드 경제의 주요 특징이라고 하는 지역경제의 순환구조는 이렇다. 대면 커뮤니케이션 기회가 증가하면 사회적 관계가 확산되고 사회적관계자본이 형성된다. 이는 지역 커뮤니티 형성과 활동을 촉진한다. 결국 지역 내 작은 사업체를 기반으로 한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 이런 지역지향성(Locality)와 함께 장인기술기반(Craftmanship)경제, 자인경제도 특징으로 꼽힌다. 장인경제(Artisan Economy)는 스스로 존재를 기반으로 하는 소비문화, 지역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자연환경, 건강, 사회문제에 배려하며 스스로의 라이프스타일을 실현하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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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메달렌, 축제의 정치 현장
그렇게 말로만 듣던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에 관한 책이 있길래 구입했다. 알메달렌 정치박람회는 서울시 정책박람회 총감독을 하면서도 익히 들었던 모델이지만 행정의 이름을 걸고 진행하는 박람회에는 맞지 않다고 판단하여 그리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 알메달렌을 다시 언급하신 분이 있었고, 그런 모델을 닮은 지리산포럼을 배우러 왔다는 말을 들었다. ‘닮았나? 그럼 한 번 살펴봐야지’ 하고 산 책이다. 알메달렌 정치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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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 계숙 윤 – 자연에 이름 붙이기
‘룰루 밀러’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책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이야기한 ‘캐럴 계숙 윤(Carol Kaesuk Yoon). 이름으로 봐서는 한국계인 것 같아서 궁금하기도 했고, 어느 시기에 활동한 사람인지도 나오지 않아서 찾아봤다. ‘캐럴 계숙 윤’은 코넬대학교에서 생태학 및 진화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독특하게도 그는 1992년부터 뉴욕타임즈에 생물학에 대한 글을 쓰고 있고, 코넬대학교의 ‘John S. Knight Writing Program’에서 글쓰기를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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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지나간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사람이 지나간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 바다, 그 바다의 기록을 항해자들이 남기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실패는 반복되었을 것이다. 이 말은 운동에서 기록하고 아카이브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겉으로 드러난 결과만 이해해서는 얻을 것이 없다.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과정을 기록해놓아야 한다. 그걸 기록할 수 있는 사람은 당사자 뿐이다. 그래서 주기적인 기록과 회고가 필요하다. “바다는 육지완 달라 지나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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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크리스마스 산책클럽 기간 동안 추천받은 책,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어떤 설명 필요없이, 아무런 생각없이, 사전 정보도 없이 읽어 보기를 바란다는 추천의 말을 듣고 골라잡았다. 첫 장, 아… ‘데이비드 스타 조던’, 실존 인물이구나. (2023.1.2, p16) 강박적 수집가들을 상담해온 심리학자 ‘워너 뮌스터버거’가 쓴 <수집 : 다루기 어려운 열정>. 수집 습관은 ‘박탈 혹은 상실 혹은 취약성’이 발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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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절한 선택과 행동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이 특별총회와 투표를 거쳐 대통령 전용기에 대한 MBC의 탑승거부 철회를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는 기사를 봤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겨레와 경향신문이 전용기 탑승을 거부했다는 기사를 봤다. MBC 전용기 배제에 “유감” 표명한 기자단…경향·한겨레 ‘탑승 거부’ – PD저널 이 기사를 보면서 든 질문은 ‘한겨레와 경향의 선택은 적절한가?’였다. 공동의 힘을 모아 싸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기에는 공동성명과 탑승거부결정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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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참사
꽃 잎 한 장도 포개지 마라는 시 한 구절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압사’라는 단어가 가슴을 짓누른다.비현실의 세계에서 일어난 일인 것 같으면서도이번에 운명을 달리한 사람들의 지인, 가족들의 심정을 생각하면가슴이 찢어진다는 말로도 부족하다.가장 살기 힘든 감정이 억울함일텐데 그 억울함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막막하다. 먹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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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만들기 환상 & 로컬의 발견
… 전후부터 일관되게 국가의 막대한 재원을 투입했음에도 왜 지역은 더욱 쇠퇴하는가. 지역을 변화시키겠다며 막대한 사업비를 따낸 사람들은 많은데 왜 예상했던 결과는 나오지 않는가. 그건 바로 많은 사람이 ‘마을 만들기 환상’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마을 만들기 환상은 모든 사람이 현실과 다른 것을 상식이라고 믿고 무작정 고유해버리는 것이다. 그러한 환상 때문에 지역 쇠퇴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지역재생사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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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라이트 : 불빛
라붐 이후 소피 마르소의 작품 중 그나마 볼만한 영화. 주제는 삶의 여러가지 주제를 생각하게 해준다. 대리모, 불륜, 생명과 죽음, 사랑, 가족.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를 시대극으로 흥미롭게 풀어냈다. en.m.wikipedia.org/wiki/Fire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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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00년 : 메모
인류의 미래를 위한 100장의 지도라는 부제를 단 [앞으로 100년] 책. 서문에 우리가 흔히 보는 왜곡된 지도인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만든 지도와 골 페터스 도법으로 만든 지도를 비교한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이미지는 편견을 만들어내고 그 편견이 오래 지속되면 사람들은 그것이 편견인줄 조차 모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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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살리기 : 메모
일본 커뮤니티 레스토랑 사례를 통해서 보는 경제 해법. 커뮤니티 레스토랑은 안전하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사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 특히 지역이 농업이나 어업 종사자들과의 협동. 맛있게 먹고 즐겁게 일하는 휴식의 장이다. 카페에서 식당으로. 10년 전에는 카페. 앞으로 10년은 식당 가능성을 타진해봐야 하는 시기. 준비해야 할 것들과 배워야 할 것들을 정리해야 함. p.20.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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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 : 메모
p.17. 훌륭한 건물이란 시각적인 매력을 지녔을 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모종의 영향까지 끼치는 건물이다. p.18. 남자 화장실 변기 중앙 부분에 파리를 그려넣는 아이디어를 처음 생각해낸 아드 키붐(Aad Kieboom)의 말을 빌자면 이 방법은 경이로운 효과를 구도고 있다. p.20. 한편 개입주의라는 말은, 사람들이 더 오랫동안 더 건강하고 더 나은 삶을 살게 만들기 위해 선택 설계자가 그들의 행동방식에 영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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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메이커
유튜브에서 <킹메이커> 소개영상을 보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김운범을 국회의원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캠프에 들어간 서창대의 연설이다. 이 연설은 캠프 관계자를 대상으로 했다. 유권자들은 정치인(세력)을 좋아해서 그를 당선(집권)시키고 싶은 마음 뿐만 아니라 그를 이용해서 내 욕망을 실현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노무현이었고, 문재인이었다. 지금은 자신을 도구로 이용해달라는 또 한 명의 정치인이 있다. 이런 지지자들의 희망, 기대, 욕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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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이 승승장구하는 이유
<처음 읽는 행동경영학>에 아주 잠깐 영국의 축구클럽 리버풀의 조사연구책임자 이안 그레이엄(Ian Graham)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리버풀이 클롭을 감독으로 데려오면서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고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일궈냈는데 그 뒤에는 ‘이안’이라는 데이터 분석가가 있었고, 그가 추천한 선수들을 데리고 왔기 때문에 가능했다라는 이야기다. 그 짧은 문장의 주석으로 뉴욕타임즈 기사를 참조했다고 되어 있길래 들어가봤더니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했다. 마치 영화 <머니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