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생활

  • 이미 사회화된 모든 인간, 가여운 것들(Poor Things)

    극장에서 볼 생각을 했지만 시기를 놓쳤다.유튜브에 올라와 있길래 무려 16,500원을 지불하고 봤다. <더 랍스터 The Labster>만큼이나 낯설고 불편하지만 흥미진진하다. <가여운 것들>은 인간의 사고와 행동은 자라온 환경과 시간에 의해 좌우된다는 전제 아래, 외부와 연결될 시간이 없었던 주인공이 기존의 관습을 어떻게 돌파해나가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2시간 넘게 엠마스톤의 연기를 통해 남자와 여자, 이성애와 동성애,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생산수단과 몸,…

  • 한강다리에서 만나는 석양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면 한강 다리를 건넌다.저녁 7시 버스를 자주 타는데 5월 ~ 8월 사이에는 남산 타워 뒤로 넘어가는 석양을 볼 수 있다.그렇게 눈으로만 보던 석양을 처음으로 카메라에 담았다.석양의 색깔을 머금은 강물이 서서히 흘러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현재의 시간이 낯설어진다. 평온해서 좋지만, 마음이 가라앉아서 좋았던 시간이 지나가버린 느낌이 들기도 한다.

  • 왜 전라북도는 특별자치도가 되었나?

    특별자치도란? 왜 전라북도는 특별자치도가 되었나? 전북특별법 입법 과정 특별법으로 달라지는 것 특례란? 법률을 제정 또는 개정할 때, 정책적인 관점이나 특수한 상황을 전제로 한정된 기간이나 한정된 대상 등에 대해 예외적으로 본칙의 내용과 다른 제도를 도입하여 운용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두는 것을 특례라고 한다. 특례는 신법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신법의 내용과 다른 내용을 잠정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 차가운 별

    산책을 한다. 차가운 바람이 볼을 스쳐 후드티의 모자 뒤로 파고든다. 갑자기 들어온 찬 기운이 놀란 귀 너머의 목소리가 말한다. “고개를 들어 별을 봐봐” 나무는 차가운 바람에 타서 하얗고, 구름은 연기처럼 이리저리 휘날린다. 그래도 별은 총총.

  • 책 읽다가, 울컥하겠다

    마음 속 깊이 여운이 남는 글을 많이 쓰셨네. 글 하나를 읽고 나면 다음 글이 궁금해져서 책을 덮기 어렵다. 음식 이야기인 것 같지만 하나 같이 사람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는 글 투성이다. 밥 먹다가, 울컥.책 읽다가, 울컥하겠다. 짤린 부분은 ‘요리사는 기다리는 직업이고’로 시작한다.삼한사온이라는 말이 요리사에게도 위안이 되는 줄은 몰랐다.요리사는 아니지만 나도 가끔 비슷한 생각을 한다.이…

  • 옛모습을 간직한 버스터미널

    통영에 갔다가 산내까지 오려면 진주와 함양을 거쳐서 와야 한다. 진주에서 함양가는 버스를 타려고 내렸다. 진주버스터미널은 옛날 생각을 나게하는 규모있는 곳이었다. 여전히 몇 명의 표파는 분들이 있고, 몇 곳의 상점, 몇곳의 분식집이 있었다. 작은 터미널은 없어지고 큰 터미널은 현대화되면서 사라지는 모습이다. 10년 전만 해도 제주시외버스터미널도 그런 모습이 남아있었는데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퇴근을 하고 같은 동네 사는…

  • 밝은 밤, 햇빛에 잘 마른 마음

    최은영 작가의 장편소설 ‘밝은밤’을 읽기 시작했다. 초반부에 화자의 현재 상태를 담담하게 이야기하는데 마음에 대해 이렇게 묘사하고 상상할 수 있다니 역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든 꺼내서 따뜻한 햇빛에 잘 말려서 다시 넣어두는 마음이라니, 그런 마음이라면 우울할 사람도 자살할 사람도 없을 것만 같다.

  • 강원도 유일의 독립영화관, 신영독립예술극장

    강원도의 유일한 독립영화관, 신영독립예술극장은 강릉에 있다. 극장을 운영하는 곳은 비영리단체 ‘강릉시네마떼끄’다. 강릉 영화계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 ‘신영극장’은 1960년대 초반부터 운영했는데 꽤 오랫동안 강릉 시민들의 단골 약속장소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멀티플레스의 확산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2009년에 문을 닫았다. 이를 안타까워하는 강릉 시민들의 노력으로 2012년에 독립-예술영화 전용 극장으로 재개관을 했다. 그렇지만 운영은 만만치 않았다.…

  • 치앙마이 후유증

    치앙마이 워케이션을 다녀왔다. 워케이션 2주, 개인여행 1주, 총 3주간 여행이다. 치앙마이는 꽤 오랜 시절부터 기대에 부푼 여행지였다. 노마드 성지라 알려진 치앙마이를 가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오래 전 페이스북에서 본 기사 하나 때문이다. 5년 전쯤인가? 요즘 IT기업들은 1월 한 달 동안 치앙마이에 사무실을 얻어서 원격 근무를 한다는 글이었다. 한 달 동안 쉬면서 1년을 계획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 마을만들기 환상

    지역이 인구감소로 쇠퇴하게 되었고 그 해결을 위해 재생시킨다는 사고방식 자체가 대단한 환상이다…. 또한 지역 인구감소는 쇠퇴 원인이 아니라 그 결과이다. _ p.36 지역에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 새로이 생기지 않았고, 일시적으로 3년 정도 이주, 정주 보조금 등 한시적 수입을 받고 지역부흥협력대로 지역에 간 인구가 수 명, 수십 명 증가한들 구조적으로 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인구론에…

  • 경계

    우리 모두 경계에 서있다.꿈과 현실의 경계,불안과 안정의 경계,우울과 비우울의 경계,우린 모두 낮과 밤을 오가며 산다. _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중에서

  • 침묵과 거짓말

    “침묵은 거짓말이 아니지만 타이밍을 놓치면 거짓말이 된다” _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중에서

  • 면 단위 최초 극단, 산내놀이단

    산내놀이단, 면 단위 최초의 극단. 정확하지는 않다. 다른 면 단위 극단을 들어보지 못했을 뿐이다. 10년 전, 산내면에 약장수들이 들어와 어르신들 대상으로 공연을 하고 약을 팔았던 적이 있다.실제 약을 판 건 아니다. 수의와 같은 제품을 비싸게 팔았다.추운 겨울날 오죽 심심하면 어르신들이 매일 약장수가 놀아주는 곳에 갈까. 그걸 본 동네 40대 청년들이 우리가 하면 더 잘하겠다면서 산내놀이단을…

  • 츠타야의 비전과 가치관을 전하는 책

    츠타야 서점을 가보고 나서야 이 책을 읽는다.서점 이야기겠지 싶었는데 그게 아니구나. 이 책은 츠타야 창업자가 CCC그룹(츠타야 운영기업)의 비전과 가치관을 전하기 위해 개설한 블로그에 10년 동안 쓴 글 중 일부분이다. 비즈니스 이야기이고, 조직 이야기이고, 기획 이야기다.특히 기획에 대한 괜찮은 ‘관점’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롭다. 2023년 7월, 일본 시즈오카 여행을 가는 길에 도쿄에 이틀 머물렀다.그때 간 곳이…

  • 시시콜콜 시골잡지 월간 옥이네와 지리산포럼

    2023년 지리산포럼이 끝난지 2주가 지난 시점에 옥천에서 온 귀한 잡지 한 권이 내 손에 들어왔다. 시시콜콜 시골잡지를 표방하는 <월간옥이네>. 처음 <월간 옥이네>에서 9월호 특집으로 지리산포럼을 다루고 싶다고 했을 때 커버스토리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한 일이다. 그런데 잡지 전체에 지리산포럼의 모든 프로그램 기록과 참가자들의 인터뷰, 운영자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그 분량이 200페이지에 달했다. 박누리 편집장에게 감사의…

  • 작은 집을 짓다

    O선배는 경량목구조주택을 배우기 위해 학원을 다니고 있다. 나는 페이스북과 웹서핑, 유튜브를 통해 접하는 집과 건축, 공간, 정원에 관한 여러 정보들을 모으고 있다. 스스로 짓는 집이 3년 후에 올라길지, 5년 후에 올라갈지 모른다. 그래도 집짓는 이야기, 공간을 디자인하고 정원을 가꾸는 이야기는 아주 꾸준히 흥미롭다. 저자는 서울에서 노무사로 일하다가 비영리단체를 만들어서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일을 한다. 그 와중에…

  •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나는 전형적인 문과생이다. 과학을 제대로 이해할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도 않았고, 흥미롭지도 않았다. 그런데 용산역에서 기차 시간이 남아 잠시 서점에 들렀다가 이 책을 고민없이 샀다. 1/3쯤 읽다가 내가 이 책을 왜 샀을까 생각한다. 유시민은 인문학이 ‘나는 누구인가?’를 탐구한다면, 과학은 ‘나는 무엇인가?’를 탐구한다고 구분했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꽤…

  • 작은 비영리단체를 위한 핸드북 4종

    작은 (매우 작은) 비영리를 위한 사무총장 핸드북 An Executive Director’s Handbook for Small (and Very Small) Nonprofits 변화는 절대 한 번의 큰 변화로 나타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작은 변화가 모여 큰 변화가 만들어진다. 마찬가지로 소규모 비영리 단체들이 일으키는 변화만이 사회의 큰 변화로 이어진다. 저자가 지금까지 주로 소규모 비영리단체와 그 리더를 위한 책을 써 왔던 이유이다.…

  • 작물보다 귀한 유산이 어디 있겠는가?

    이 책은 식물유전육종학자 한상기 선생님의 자서전 성격의 책이다. 저자는 대학에서 농업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는 국내 최초로 잡초학을 연구했다. 그러다가 71년 아프리카로 갔다. 당시 나이지리아의 주요 식용작물인 카사바가 병이 들어 사람들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임무를 부여받고 나이지리아의 국제열대농학연구소에 간 저자는 이후 카사바, 얌, 고구마 등 아프리카 사람들의 주요 식용작물의 품종을 개량하여 병을 없애고 수확량을…

  • 부조리 폭로에서 정의와 책임의 이야기로 진화한 D.P.2

    시즌2가 공개되자 마자 봤다. D.P 시즌 1이 군대 내 병사들의 폭력과 부조리에 대한 폭로가 중심이었다면 시즌 2는 폭력과 부조리를 덮으려는 군당국과의 갈등이 중심이고, 국가의 책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정해인과 구교환 연기는 여전히 훌륭했다. 개인적으로는 김성균이 좋더라. 부사관으로서 군수뇌부와 병사 사이에서 고뇌하면서 ‘오버하지’ 않는 연기가 좋았다. 병사의 입장을 대변한다기 보다는 부하였던 정해인, 구교환과의 인간적인 관계가 더…

  • 돈 버는 로컬 – 인구 4,000명 마을의 진화

    DMO는 Destination Management/Marketing Organization의 약자로 관광을 매개로 지역 활성화를 지원하는 조직을 말한다. 이 책은 일본 후쿠오카에 있는 미나미오구니마치라는 인구 4,000명밖에 안되는 작은 시골마을이 어떻게 모두가 돈버는 마을이 될 수 있었는지에 관한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모두라고 하는 말은 마을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이 특정 그룹에게만 집중된 것이 아니라 마을 전체로 고르게 분배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말이다. 온천으로 유명하지만…

  • 당신에겐 어떤 커뮤니티 자본이 있는가? – 커뮤니티자본론

    <커뮤니티 자본론>에 대한 추천사 요청을 받았다. 이 책은 ‘브래드 펠드’와 ‘이언 해서웨이’가 함께 쓴 <스타트업 커뮤니티 웨이>와 맥이 닿아있는 한국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Daum에 있다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을 역임한 전정환씨가 쓴 책이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0220636 이 책을 읽으면서 자주 떠오른 말은 ‘호혜적 관계망’이다. 신뢰에 기반한 호혜적 관계망이 지역의 변화를 만드는 밑거름이라는 풀뿌리 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말이 ‘커뮤니티…

  • 장마 패턴

    장마가 본격화되면서 비가 꽤 많이 왔다. 하지만 비오는 패턴이 예년과 다르다. 한꺼번에 억수같이 쏟아부었다가 그치고, 다시 쏟아붓고를 반복한다. 이렇게 한꺼번에 비가 내리면 피해가 커진다.이제 그만와도 좋으련만.

  • 원예생태학 교수, 제임스 히치모(James Hitchmough)

    쉐필드대학 조경학과 원예생태학 명예교수, 제임스 히치모(James Hitchmough). 목수책방에서 나온 책 <찍박골정원>에서 알게된 사람이다. <찍박골정원> 김정희씨는 제임스 히치모의 <소잉뷰티 Sowing Beauty>라는 책을 언급하는데, 이 책에서 흩어심기 방법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흩어심기? 이 궁금증이 제임시 히치모를 찾아보게 했다. 제임스 히치모의 전문 분야는 초본 식물의 생태, 디자인 및 관리이다. 1983년부터 88년까지는 호주의 멜버른대학에서 원예강사를 했고, 93년에는 선임 강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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