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중독, 어떤 것에 빠져 정상적으로 사물을 판단하지 못한다는 부정적 의미가 있다. 종이 한 장 차이 정도 되는 단어로, 어떤 것에 깊이 파고들거나 빠지지만 몰입이라는 것도 있다. 몰입도 어떤 사람이 보면 부정적으로 보이고, 간혹 보면 너무 몰입해서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정상과 비정상이라는게 꽤나 상대적이지 않은가.

드라마에 하루 종일 푹 빠져 살아서 모든 현실세계를 막장 드라마와 대조하여 판단하는 것도 누가 보면 비정상이고, 다음 날 출근해야 하는데도 새벽까지 EPL축구 생중계를 보다가 퀭한 눈으로 출근하는 사람도 어떤 이가 보이게는 비정상이다. 세상의 모든 가치를 돈으로만 따지는 양반들, 오직 성적이 좋으면 올바르게 자랐다고 생각하는 양반들, 다 비정상이다. 이걸 정상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겠지.

그런데도 그 수많은 중독들 중에서도 게임중독이 굳이 사회적 논란이 되는 건, 과거 인터넷 중독부터 최근의 스마트폰 중독까지, 그것의 가치를 판단하는 주체와 대상이 되는 사람이 성인 대 성인의 구도가 아니라 성인과 청소년의 구도이기 때문에 만만한거다. 그리고 그런 새로운 기술이나 트렌드에 몰입해본 적이 없는 성인들이 주로 그런 이야기를 한다. 게임중독을 4대 중독에 포함시키면서 “이 사회를 악에서 구해야 한다”고 말하는 여당 대표가 과연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고 볼 수 있는가? 마치 자신은 SNS를 전혀 하지 않는다면서 전문가라는 타이틀로 SNS가 우리 사회를 얼마나 병들게 하는지를 평하는 것과 매한가지다.

이런 사고방식이 위험한 것은 자신들이 잘 모르는 분야인데 뭔가 사람들이 몰두하고 있으면, 그런 종류의 사람들이 많아지면 불안해하는 기득권층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이런 강제적 조치들이 꼭 청소년들에게만, 게임에게만 적용된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는가. “사회를 악에서 구해야 한다”는 그 사고방식 안에는 수많은 “악”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가 “권력”을 손에 쥐면 꼭 저렇게들 문제를 푼다…. 이런 반복 좀 지겹다.

박근혜 게임업체 ‘삥뜯기’에 서비스 중단… 일베 폭동?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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